
블라디보스톡 주재 일본 총영사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의 일입니다. “한국 외교관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외교관들이 오지로 들어가게 되면 그 지역에서 외롭게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교관 가족과 자녀들, 그리고 통역을 제외하면 주변과 어느 정도 단절된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에 외교관들이 어느 오지에 나가더라도, 이미 교회가 개척되어 있고 그 안에 외교관들의 입과 발이 되어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각 기관과 정부 등 업무적으로 접촉해야 할 일의 경우에도 이미 한국인들과 현지 기관과 인적 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동역하기가 수월한데 그 이유가, 곳곳에 한국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선교만 생각하며 집중적으로 사역해 왔는데, 교회가 중심이 되어 이처럼 외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런던을 방문한 길에 한국 선교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 기업 주재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주재원에게 교회가 외교에 도움이 되더란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목사님 외교관 뿐 아닙니다. 우리 기업이 아프리카나 어떤 오지에 가더라도 이미 선교사님들이 계셔서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한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에 현지 교회가 이처럼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아마 한국의 기업과 외교에 도움을 준 세계 곳곳의 여러 교회들 중 가장 귀한 역사를 가진 교회가 아마 쌍파울로 연합교회일 것입니다. 쌍파울로 연합교회는 한국이 가장 어렵던 시절, 잘 살아보고자 브라질로 농업이민을 떠난 교민들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그간 이 교회는 브라질 격동의 역사 한 복판을 사는 교민들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주었고, 영적인 자양분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김요환 목사님을 세우셔서 이곳 교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게 하시고, 교회가 남미의 선교현장마다 생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의 역할로 사용되게 하셨습니다. 저는 이 교회가 발전하는 브라질의 역사에 귀하게 사용될 것을 믿습니다. 더불어 우리 교민들이 그리스도인의 그 영광된 신분으로 이웃을 섬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때 브라질이 더 풍성한 영광의 나라, 아름다운 나라가 될 줄로 확신합니다.
성경은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말미암는다고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귀한 기초가 되는 역할을 감당해온 쌍파울로 연합교회, 이 교회가 브라질 이민 역사에 넘치는 에너지가 되어가는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내일의 브라질의 새 역사를 통해 우리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줄 믿습니다.